30개국 정상 상하이 집결…‘외교 엑스포’도 개막
상하이 엑스포 개막을 앞둔 29일. 상하이의 관문인 푸둥 국제공항과 훙차오 국제공항에선 쉴 새 없이 항공기가 뜨고 내렸다. 이들 비행기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외국 국가 원수급 국빈들이 여럿 탑승 중국 외교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들이 속속 입국하면서 '엑스포 정상 외교'에 시동이 걸린 것이다. 이날 하루에만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 6개국 원수와 각국 대표단이 속속 도착했다. 공항과 주요 호텔의 보안이 강화됐고 엑스포 전시장 전역은 29~30일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상하이 시내 11개 노선 모든 지하철 역사에는 테러 방지를 위한 보안검사설비가 설치되고 보안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이날 오전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출발한 300여석 규모의 중국국제항공 여객기에는 빈자리가 없었다. 베이징에서 무역업을 한다는 한 기업인은 "올림픽에 이어 엑스포 개최국의 자부심을 느끼기 위해 상하이에서 주말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엑스포를 계기로 중국의 현재를 확인하려는 외국인들도 몰려든다. 엑스포 사무국은 "6개월간 내국인 6500만명과 외국인 500만명 등 7000만 명이 상하이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엑스포 개막식에는 한국ㆍ프랑스ㆍ유럽연합(EU)ㆍ네덜란드ㆍ베트남ㆍ카자흐스탄 등 30여 나라의 국가원수급 정상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엑스포 사무국이 밝혔다. 90여 명의 정상이 참석했던 2년 전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숫자다. 이는 주요 2개국(G2)이자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중국과의 정상 외교 기회를 활용하려는 국가가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르코지 대통령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28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티베트 문제로 중국과 대립했던 그는 "서로 비난하는 건 비생산적"이라며 민감한 발언을 피하며 중국을 옹호했다. 프랑스형 원전의 중국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북한도 사상 처음으로 엑스포에 참가하면서 중국이 지어준 건물로 북한관을 꾸몄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파견 최대 원조국인 중국에 성의를 표했다. 29일 상하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30일 저녁 후진타오 주석과 엑스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환영만찬과 다음날 개막식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팔레스타인ㆍ몽골 대통령도 중국 지도부와 이미 만났다. 중국 외교부도 엑스포 정상외교를 중국의 위상을 높이는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 정상을 초청했으며 23개 미수교국 중 21개국을 엑스포에 초청했다. 공식 외교 관계를 맺는 기회로 활용하려는 것이다.